11월을 지나며
나는 분명 기준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.
차트만 보고 들어가는 매매가
완전히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,
그 판단이 내 머릿속에만 있고
어디에도 남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불안했다.
그래서 12월은
수익을 더 내기보다는
기준을 확인하고 유지해 보려 했던 달에 가까웠다.
하지만 12월 매매를 다시 돌아보면
한 가지는 분명하다.
매수보다 매도가 훨씬 더 어려웠던 달이었다.
12월에 매매했던 종목들은
결과가 좋았든, 나빴든
공통된 약점을 안고 있었다.
이익 매도 기준과
손실 매도 기준이 모두 불분명했다.
머릿속에는
"이 정도면 팔아야 하나"
"조금만 더 기다려 볼까"라는 생각이 있었지만,
그 생각들은
기준이라기보다는
그 순간의 감정에 가까웠다.
분할 매도라는 선택지는
처음부터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.
수익이 날 때는
깔끔하게 끝내고 싶었고,
손실이 날 때는
그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.
지금 돌아보면
그 깔끔함은 기준이 아니라
불안을 빨리 정리하고 싶었던 마음에 가까웠다.
수익이 났던 매매를 돌아보며
에코프로
ㅣ11월 26일 진입 → 12월 1일 수익 약 +8.6%ㅣ

에코프로는
결과만 놓고 보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매매였다.
다만 매도 이후의 흐름을 다시 보면
아쉬움이 크게 남는다.
약 5 거래일만 더 홀딩했더라면,
거래대금을 동반한 장대양봉이 나오며
수익을 훨씬 더 극대화할 수 있었던 흐름이었다.
그 당시의 나는
"수익이 났을 때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"는 생각이 앞섰고,
결국 전량 매도를 선택했다.
지금 생각해 보면
문제는 매도가 아니라
분할 매도라는 선택지를 전혀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.
두산에너빌리티
ㅣ11월 21일 진입 → 12월 4일 수익 약 +9.9%ㅣ

두산에너빌리티 역시
비슷한 아쉬움을 남긴 종목이다.
거래대금을 동반한 장대양봉이 나오기 전에
매도를 했고,
이후 약 한 달간 더 끌고 갔다면
큰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흐름이었다.
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
그 가능성을 끝까지 견딜 만큼
시장과 종목을 믿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.
이 매매 역시
일부를 남겨 두는 선택이 있었다면
결과와 상관없이
훨씬 편한 매매가 되었을 것이다.
손실이 났던 매매를 돌아보며
삼성SDI
ㅣ11월 26일 진입 → 12월 18일 손실 약 -7.72%ㅣ

삼성SDI는
보유하는 동안 가장 불편했던 종목 중 하나다.
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점점 줄어들었고,
차트상에서도
뚜렷한 모멘텀을 찾기 어려웠다.
"이 종목을 계속 들고 갈 이유가 있는가"라는 질문에
확신 있게 답하지 못했고,
결국 손실 상태에서 매도를 선택했다.
손절 자체보다
왜 이 구간까지 끌고 왔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었다는 점이
더 아쉽게 남는다.
노타
ㅣ12월 5일 진입 → 12월 9일 손실 약 -7.29%ㅣ

노타 역시
비슷한 이유로 정리한 종목이다.
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뚜렷하지 않았고,
내가 보기엔
추가 상승을 기대할 만한 모멘텀도 보이지 않았다.
시장을 예측하는 실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.
무엇보다
이 상황을 끝까지 견딜 수 있을지에 대한
확신이 없었다.
그래서 더 큰 손실로 이어지기 전에
매도를 선택했지만,
이 또한 기준보다는
자신 없음에서 나온 결정에 가까웠다.
매도에 대한 두려움의 정체
12월의 두려움은
단순히 손실에 대한 두려움만은 아니었다.
수익 구간에서는
"지금 팔지 않으면 이익을 놓칠 것 같다"는 두려움이 있었고,
손실 구간에서는
"지금 팔지 않으면 더 커질 것 같다"는 두려움이 있었다.
방향을 달랐지만,
두 경우 모두
미래를 전혀 확신하지 못한다는 감정에서 비롯된 두려움이었다.
코스피 지수 흐름을 믿지 못한 아쉬움
12월을 돌아보며
또 하나 분명하게 남는 아쉬움이 있다.
코스피 지수 상승 흐름을
조금 더 길게 끌고 나가 볼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실력을
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.
당시 시장은
대형주를 중심으로
분명한 에너지를 쌓고 있었지만,
그 흘름을
'신뢰'할 만큼의 경험치는 없었다.
코스피에 편입된 종목들을
조금 더 가져가 볼 용기,
지수 흐름 자체를 하나의 기준으로 삼아
매도를 늦춰볼 선택을
나는 하지 못했다.
그 선택은
기준이라기보다
불안에서 나온 조심스러움에 가까웠다.
12월이 나에게 남긴 과제
이렇게 돌아보면
12월은 성과의 달이 아니라
과제가 분명해진 달이었다.
매수 기준보다
매도 기준이 먼저 정리되어야 한다.
- 수익 구간에서는 전량 매도가 아닌 분할 매도
- 손실 구간에서도 감정이 아닌 분할 대응
- 그리고 언젠가는 시장 전체의 흐름을 하나의 기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각
아직은 부족하지만,
무엇이 부족한지는
분명히 알게 된 한 달이었다.
12월은
매도에 대한 두려움이
가장 솔직하게 드러난 달이었고,
시장과 나 사이의 거리감을
처음으로 자각한 달이었다.
이 기록은
그 부족함을 감추기 위한 글이 아니라,
다음에는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를
명확히 하기 위해 남긴다.
매수는 용기로 했고,
매도는 두려움으로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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